일을 잘한다는 기준은 사실 사람들마다 천차만별이다. 누구는 마감기한안에 일을 잘 끝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이는 항상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해내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을 잘하고 싶고,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는 요즘이다 보니 이 책이 눈에 들어와 읽게 되었다. 원래는 굉장히 넓은 범위의 일을 상정하고 이야기하리라 기대를 했으나, 책을 읽어갈 수록 데이터분석가를 겨냥하듯이 족집게 과외처럼 말해주는 느낌이라 형광펜을 연신 칠하며 읽었다.

야마구치와 구스노키의 대담을 적어낸 방식이라, 그 둘이 앞에서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고 나는 그걸 듣는 관객이 된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어 읽기에도 어려움이 없었다. 결국 그들이 말하는 일을 잘한다는 것은 좋은 직감을 가졌다는 것이다. 좋은 감이 있어야 일을 잘할 수 있다는 말인데, 처음엔 직감이라는 건 타고 난게 아닌가 어떻게 기르라는 이야기인지 알려준다는 건가 싶었는데 사실 구체적으로 직감을 기르는 훈련법을 말하기보단, 감이 있는 사람들이 어떠한 태도를 취하는지를 자세하게 말해준다. 그러니 독자인 나는 그런 태도를 항상 취하고자 의식적으로 노력하다보면 그 감을 가질 수 있으리라는 그림이 그려지게 된다.

굉장히 다양한 조언들이 있었기에 그것들을 다 담아볼 수 는 없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한 조언들을 인용하여 생각을 적어보려한다.

 

구체와 추상의 왕복 운동 파트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분석을 했으면 반드시 통합해서 결론을 내야 하니까요. 또는 논리를 쌓아가며 그것이 정말 해답에 이를지 아닐지를 헤아리고, 올바른 대답이 될 수 잇을거 같은지 아닌지를 판별하려면 역시 직감도 필요합니다.

 

분석을 하다보면 자칫 파고드는 것에 몰두하여 전체적인 통합의 그림을 놓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또 숲을 보는걸 놓쳤네 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 세세하게 나무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느라 그 나무들을 전체적으로 봤을때 서로 통합되지 않으면 그것은 제대로 된 결론이 나오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항상 구체적인 부분을 다룰때도 전체적인 추상을 생각하고, 추상적인 그림을 그렸다면 구체적인 부분은 어떻게 채워 넣어야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이 부분은 분석업을 하면서 보다 이야기할게 많기에 다른 글에서 좀더 길게 다뤄보려 한다.

 

감각이 좋은 사람은 스스로를 잘 알고 있다

감각이 좋은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싶어하는지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지금 어떤 지식이 부족한가, 도움이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을 아주 간략하게 정리해서 파악하고 있죠. 무엇이 부족한지를 확실히 모르는 상태에서 화제에 오르내리는 키워드를 무작정 공부하는 건 의미 없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항상 바쁘게 자기계발을 하고, 책을 읽고, 스터디를 하고 성장을 하는 대단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건 비단 나만의 상황이 아니라 특히 IT, 스타트업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라 생각한다. 나는 회사 일로도 바쁘고 힘든데 저들은 어떻게 저렇게 열심히 살아낼까 싶어 나에 대한 아쉬움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저기서 하는 스터디 책이 굉장히 흥미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내 스스로는 그 스터디에 들어가 공부하기보단 다른 부분을 더 연습하고 공부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걸 알아챘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부족한 거를 마주하고 그에 대한 맞춤 처방전을 내가 스스로 내려 잘 해나가면 그러한 불안감도 적게 오는 구나를 깨달았다. 그런 점에 위 인용구절에도 공감이 많이 갔다.

 

주변 사람에게서 배우자.

그 사람의 ‘전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의 감각은 단지 일하는 모습에서만 드러나지 않습니다. 메모하는 방법, 대화 상대에게 질문하는 방식, 회의를 이끄는 법 ….. 이 모든 행동과 생활에 감각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감각 있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할 수 만 있다면 감각을 배우는 데 아주 유리합니다.

 

항상 주변에서 일을 잘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해야지 하면서 배우곤 하는데 일하는 모습 이외의 모든걸 관찰하라는 말이 굉장히 신선했다. 생각해보면 단순히 일을 잘하는 분들은 분석결과 보고서만 잘 해서 내기보단 그 사이에 드는 생각의 과정이라든지, 팀장에게 어떤식으로 말을 하는지와 같은 것들도 배울점이 많았다. 이 구절을 읽고 나서 그 분들을 더 유심히 보다보니 정말 업무 이외의 모습에서도 배울점이 많았고, 일을 잘한다는 감각을 저런 것이구나 생각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기 보단 위에처럼 줄을 긋고 내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은 구절들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 그만큼 배우고 내걸로 만들 것들이 많은 책이라, 몇 회독을 해도 아깝지 않은 좋은 책이라 생각이 들어 주변 분들에게도 계속 이 책을 권하고 있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나, 읽고 나면 이전과는 달리 어떠한 비법서를 손에 얻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사실 단순히 아는 것과 내가 또 행하는 것은 다르기때문에, 이 책에 나왔던 구절들을 상기시키며 일에도 적용해보는 것이 내겐 과제인듯 싶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회에서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한 새로운 문제를 찾아내고 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이익을 내는 구조를 구상할 수 있는 감각에는 높은 가치가 인정될 것이다.

 

결국 나의 경쟁력을 만들어야 하는 세상 속에서 가장 중요한 말이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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