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근래 데이터 분석가를 준비하는 분들을 만날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다들 사수에 대해서 궁금하신 지점이 많았다. 사수가 있는 곳은 어떻게 찾아야하는지, 사수가 없으면 어떡할지와 같은 궁금증들이었고 아쉽지만 사수가 없는 곳들이 훨씬 많다보니 서로 모르는걸 질문해가며 가는게 좋겠다는 답변을 드렸었다.
물론 사수가 있는 곳들도 당연히 있고 특히나 대기업은 그렇다고 하지만 내 경우는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도 대기업에서 일할 때도 사수가 없었기에 사수가 없는 환경을 매우 잘 경험해보았다. 처음 직장에 들어가 사수가 없다는건 정말 막막한 기분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사수가 없는 직장에 데이터 분석가로 입사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을거 같아(+ 내가 알았더라면....하는 것들을) 글로 쓰게 되었다.
데이터의 바닷 속 이정표 찾기
사수도 없고 심지어 데이터 테이블 정보 정리도 잘 안되어있는 곳이라면(아마 이런 곳 많을거라 생각한다) 말 그대로 망망 대해 같은 데이터의 바다에 내던져진 기분이 들 수 있다. 심지어는 난 아직 데이터 파악도 안되었는데 PO또는 팀장으로부터 분석 업무를 요청 받을 수도 있다. 그럴 땐 당연히 질문을 해야한다. 그러나 전체적이고 주요한 회사 내 데이터의 흐름을 파악하고 싶은 경우 아래와 같은 방법들을 권한다.
중요한 지표 대시보드를 파헤쳐 보자.
회사의 메인 또는 팀의 메인으로 관리 되는 대시보드의 경우 높은 확률로 정확하게 처리되어 관리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지표들이 산출 되는 쿼리를 팀원분들께 여쭤봐서 공유 받거나 아니면 깃헙에 올라가져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그곳에 들어가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봐야할 것은 크게 아래 4개가 있다.
a. 사용 된 테이블
b. 각 테이블마다 사용된 컬럼
c. where 절에 걸린 조건
d. 지표 산출 공식
테이블의 경우엔 대시보드 용으로 배치가 쉽게 만들어진 대시보드용 테이블 일수도 있지만, 주요 지표가 담긴 테이블들이다 보니 종종 사용하게 될 주요 테이블일 확률이 높다. 컬럼의 경우는 자연스레 컬럼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을것이고 다만 자기가 생각한게 맞는지 또는 모르겠다면 주변 분들에게 질문을 하여 확인을 받아야한다. where 절에 걸린 조건들의 경우 그 중에서 대부분은 특정 테이블들을 이용하거나 주요 지표시 반드시 걸어야하는 조건들일 확률이 높아 다른 분석을 할 때도 적용해야할 조건들일 수 있으니 이런 대시보드 쿼리를 통해 미리 가늠을 해두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중요한 지표일 수록 산출 공식을 확인을 해야하는게 같은 이름의 지표라도 사람에 따라 생각하는 분모와 분자가 달라질 수도 있어 회사내에서 쓰이는 산출 공식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단, 너무 오래된 대시보드일 경우 이 테이블을 이제 분석할 때 잘 안 써요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기에, 현재 계속 효율적인 테이블들로 업데이트 되고 있는 대시보드인지는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한 유저(고객)를 정해놓고 그가 남긴 데이터를 따라가보자
회사 마다 업종마다 데이터가 남는 종류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앱 내 로그데이터일 수도 있고, 구매 데이터일수도 있고 차이는 있겠지만 한 유저아이디에 대해서 남은 데이터들을 쫙 펼쳐보면 어떤 데이터들이 어떻게 남고 있는지를 확인해보기가 용이하다. 시계열로도 보고 하다보면 그 유저에 대한 패턴이 보이기도 하고 ( ex. 오후3시에 앱을 쓴다), 유저의 구매 특성을 볼 수 도 있다. ( ex. 분유 , 기저귀, 완구 구매 -> 아기가 있는 유저) 나는 이게 유저들의 데이터에 낯을 익히는 행위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회사내에 남는 데이터들에 금방 흥미가 생길 수 있으며 이런 흥미는 다양한 분석에 대한 생각을 열어주는 바탕이 된다.
가지면 좋을 마음가짐과 태도
사수가 없다는 사실, 좀 더 정확히 말해보면 "정해진" 사수가 없다는 말이다. 이 말을 바꿔 말하면 누구든 사수가 될 수 있고, 누구에게나 물어볼 수 있다. 그 대상이 회사내의 다른 팀원들이나 상사가 될 수도 있고, 회사 외의 같은 업계 사람들 또는 구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사수로 삼을 수 있는 이 세상에 한 가득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보자.
질문을 하자, 그러나 효율적인 질문을 하자.
만고불변의 진리와 같다고 생각하는데 모르면 질문을 해야한다. 사수가 있다면 사수에게 하면 된다. 그러나 우린 지금 사수가 없는 사람들이므로 애초에 누구한테 질문을 해야될지도 모르겠는 상황에 마주칠 수 있다. 나의 경우는 동료 분석가들이 주로 내 질문 대상이었다. 분석가들 만큼 데이터를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없었기에 모르는게 있으면 분석가들에게 물어보았고 그렇게 많은 신세를 지면서 데이터를 파악했었다.
그렇지만 한가지 명심해야할 건, 동료 분석가들도 사수도 다 바쁘다. 우리는 가능한 그 사람들의 시간을 덜 뺐으면서 대답을 얻어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대답을 해주는 그들도 사람인지라 질문하는 사람이 나를 구글처럼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불쾌할 수 있다. 그렇기에 질문을 하기전 내가 찾아볼 수 있는 것인지 검색해보고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을 30분동안(어떤 분은 15분이라고도 하시더라) 하고도 답이 나오지 않으면 그때 내가 알아본 노력을 질문에 녹여내어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adid 테이블이랑 가입 절차 컬럼이 어떤건지 아시나요?" 라고 질문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이리저리 검색해본 결과 ~,~ 테이블들이 adid 로 테이블로 추정되는데 맞을지, 혹시 ~ 컬럼이 가입 절차를 의미하는게 맞을까요?" 라고 물어본다면 질문을 받은 사람 입장에선 이 사람이 이미 찾아보는 노력을 했구나를 느낄 수 있으며 더불어 따로 본인이 검색하지 않고 질문에 있는 답이 맞는지 아닌지만 체크할 수 있다보니 답변에 걸리는 시간도 줄어들게 된다.
물론 수많은 테이블들을 다 알기는 힘들다보니 저 질문을 받은 사람도 알아보고 답해야할 수 도 있지만 포인트는 질문을 하기전에 내가 찾아보는 연습을 해보자는 것이다. 앞에선 답변하는 상대를 위해 해보자 했지만 내가 스스로 궁금한것을 뒤져보고 파악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것들도 굉장히 많다. 그런 시간들이 쌓여 다 내 지식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질문을 하기 위한 고민을 충분히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모두에게 배움을 얻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사수가 없다 한들 배움을 얻을 기회는 많다. 사실 회사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실무자들이 어떻게 일을 할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 해진다는 것이다. 주위 분석가분들이 일하시는 방식을 보고 내것으로 만들면서 더 좋은 업무 방식을 찾아나갈 수 있고 비슷한 관심사가 있을 경우 같이 스터디를 조직해서 공부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회사 내에서 그런 교류가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라면 바깥으로 눈을 돌려봐도 좋다.
비슷한 직종끼리 모여 만들어지는 커뮤니티들이 꽤 존재하는데 글또(개발자 글쓰기 모임), PAP(프로덕트 분석가 커뮤니티) 의 경우에 다른 업계의 (프로덕트/데이터) 분석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외로운 분석가들에게 동료를 찾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원피스가 떠오르는..) 기수제로 운영되고 있으니 여기서 진행되는 활동에 참여해보면서 다른 분석가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도 하고 함께 고민을 나누기도 하며 같이 성장하는 공간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에겐 언제나 구글신이 있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땐 한글보단 영어로 구글에게 물어보면서 그 때 그 때 우리가 모르는걸 채워나가는 방식을 아마 매우 많은 분석가와 개발자들이 하고 있을 것이다.
마무리
사수가 있으면 질문을 할 대상도 정해져있고, 기댈 수 있다는 존재가 있으니 매우 감사한 일은 맞다. 그러나 누군가는 사수와 맞지 않아 오히려 사수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기에 사수가 없는 현실에 처했다하더라도 어떡하지 하는 막막함보단 장점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다. 질문을 던질 한정된 대상이 없다는 점이 더 다양한 배움을 얻을 기회가 되길 바라며 사수가 없어 당황했던 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사수없이도 멋지게 해낸 분석가가 되셔서 제 동료가 되어주시라는 부탁을 보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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